매월 홍성군/의회 예산감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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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억원을 들여 완성한 홍성스카이타워가 5월이면 1년을 맞이합니다. '경제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서부면 일대 해안 관광을 활성한다는 이유로 적자를 무시하고 진행한 사업이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추진할 때는 목적과 이유를 차고 넘치게 제시하지만, 제대로된 사후 검증과 평가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과연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지, 월간홍시가 확인해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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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스카이타워가 2024년 5월 개장한 후 홍성군은 방문객이 수 만명을 돌파했다며, 대대적으로 성과를 자랑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관련한 언론 보도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한 언론사는 스카이타워가 개장 후 5만명이 넘었다며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로운 명물이 생겼다'고 긍정적 평가를 했습니다. 또 다른 언론사는 개장 5개월 여만에 방문객이 10만이 넘었다고 보도했는데요, 해당 기사에서 이용록 군수는 "홍성만의 차별화한 관광 콘텐츠 개발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라고 자찬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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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홍성스카이타워는 많은 방문객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된 것 같습니다. 실제 방문객을 살펴보면 홍성군의 발표와도 일치합니다. 5월 개장 후 1만 4천명, 10월에는 2만 9천 여명이 홍성스카이타워에 방문했습니다. 2024년 총 방문객은 14만 여명입니다.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도 연간 약 13만여명이 방문한다고 추정했으니 방문객 수는 목표를 뛰어 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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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은 스카이타워를 운영하면 그 수입이 매년 2억 5천 6백만원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1인당 2천원의 요금을 받는 것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요. 다만, 2024년 실제 요금은 1천원이었습니다. 그 결과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했던 10월을 제외하고 개장 이후 모두 적자를 보았고, 2024년 총 적자는 약 4천만원에 이릅니다(홍성군은 2025년부터 이용요금 3천원에 2천원을 지역상품권으로 환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홍성군민은 별도 이용요금을 내지 않아도 스카이타워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출이 발생하려면 관외 방문객 수가 늘어야 합니다. 이용요금 1천원 기준으로 관외 방문객이 1만 3천여명이 넘어야 월 평균 1천 3백만원의 운영비(정상운영 기준)를 충당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수준으로는 이미 지출한 스카이타워 건설 비용 약 81억원은 평생 회수를 못합니다.
건설비를 20년 안에 회수하려면 1년에 4억원의 매출이 발생해야 합니다. 월로 환산하면 약 3천 3백만원이고, 여기에 운영비까지 더하면 월 4천 6백만원의 매출이 발생해야 최소한의 적자를 면할 수 있습니다. 이용요금 1천원을 기준으로 하면, 관외 방문객이 매월 4만 6천명이 되어야 하니,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 노력이 결실을 거뒀다는 군수의 발언은 너무 안일한 자찬이라 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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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경제성이 없다는 것은 이미 타당성 조사에서도 예측됐던 문제입니다. 다만, 수입이 예상보다 더 적고, 지출이 예상보다 더 커 적자의 규모가 예상을 넘어섰습니다. 그럼에도 홍성스카이타워 사업을 강행한 것은 서부면 일대의 관광 활성화 때문이었습니다. 스카이타워 자체는 적자이지만, 다른 관광지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홍성군의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면, 홍성군 서부면 일대 관광객이 증가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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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데이터랩에서 제공하는 통신사 기반 방문자 데이터를 참고했습니다. 그 결과 홍성스카이타워가 자리한 서부면의 2024년 관광객 수는 스카이타워가 없었던 2023년보다 오히려 더 줄었습니다(2024년 기준 전년 대비 총 6만여명 감소). 결국, 관광객 수를 집계하던 곳이 없다가, 새롭게 집계하는 곳이 생겨서 홍성스카이타워에 몇 만명이 방문해 성황을 이룬 것처럼 보였을 뿐입니다. 홍성스카이타워는 방문을 유발하는 새로운 콘텐츠라기 보다는 서부면에 들른 방문객이 온 김에 거쳐가는 곳인 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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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랜드마크를 만들면 더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는 지방자치단체의 관광개발 공식은 사실 근거가 약합니다. 홍성군도 81억원을 들여 랜드마크를 만들었지만, 경제성은 둘째치고 목표로한 주변 관광지와 선순환 관광벨트를 구축하고, 지역 방문객 수를 늘려 지역 경제를 활성화 한다는 목표 자체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에도 홍성군은 스카이브릿지를 조성한다며 22억 5천만원을 편성한 바 있습니다(2024년에는 5억 편성). 스카이타워에서 바다 쪽 작은 동산으로 길이 200m 다리를 짓겠다는 계획입니다.
관광지가 얼마나 더 개발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설사,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일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 때 유행했던 전국의 출렁다리는 지역의 특색이 되지 못하고 방문객 수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홍성군이 확인한 스카이타워 유사 사례만 춘천, 부산, 단양, 서천, 창원, 정선 모두 6곳입니다. 지역만의 고유 콘텐츠가 아닌 시설 위주의 관광지 개발은 한 때는 반짝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결국은 예산 낭비의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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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의 해양 관광지 개발 욕망은 스카이타워와 스카이브릿지에 그치지 않습니다. 홍성군은 최근 바다의 그린벨트라 불리는 천수만 일대의 수산자원보호구역이 해제되었다고 발표한바 있습니다. 수산자원보호구역의 지정과 해제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심의해 해양수산부장관의 결정 고시로 이루어집니다. 홍성군은 천수만 일대 해양관광개발을 위해 수산자원보호구역해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바 있습니다.
월간홍시 독자라면, 사전 법령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아 수산자원보호구역 미해제로 스카이타워 추진 과정에서 짚라인이 제외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에는 해수부에서 거절했는데, 이번에는 수산자원보호구역 중 일부(궁리항, 속동항, 어사항, 남당항 일대)가 해제 결정된 것입니다.
2021년 서산군, 태안군, 홍성군은 공동으로 수산자원보호구역 해제를 추진하면서, 충남도에서는 수산자원보호구역해제의 타당성을 조사한 바 있습니다. 연구에서는 홍성군이 해제하고 싶어하는 수산자원보호구역 일부에 대해 공급서비스 기능(수산자원의 생산량)과 휴양 및 생태관광 기능(갯벌 및 바다낚시)을 고려해 비용편익 분석을 했는데요. 그 결과 홍성군 지역의 경우 경제적 측면에서 해제를 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다만, 정책적으로는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불필요한 '토'를 달기도 했습니다.
🙋♀️ 여기서 잠깐! | 연구에서는 천수만 일대의 수산자원보호구역의 여러 기능에 대한 가치평가를 했습니다. 공급서비스 기능(수산자원의 생산), 조절서비스 기능(갯벌의 오염정화, 탄소저장), 문화서비스 기능(휴향 및 생태관광 기능으로 연구에서는 갯벌과 바다낚시), 지원서비스 기능(생물종 다양성) 총 4가지 항목의 가치를 평가한 것입니다. 연구 보고서에서는 공급서비스 기능은 연 92.5억원, 조절서비스 기능은 35.3억원, 문화서비스 기능은 37.9억원, 지원서비스 기능은 20.9억원으로 가치가 제시되었습니다. 생태계 보존과 관련된 공급서비스, 조절서비스, 지원서비스 기능이 개발을 전제한 문화서비스 기능보다 압도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의미입니다(270-279쪽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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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관광개발 정책은 지역 경제 활성화만을 목적으로 합니다. 지역민을 위한 생활 환경 개선과 생태계의 보존 등 다양한 가치에 대한 고려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서부면에 관광객이 늘어나면 누가 이득을 볼까요?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 주민들의 삶의 질도 나아지는 것일까요? 주민들의 소득이 정말 늘어나긴 하는 것일까요? 소득만 늘어나면 되는 것일까요? 서부면에 관광지가 개발되면, 주민들이 이용할 병원이 가까워지고, 대중교통이 증편되는 등 농촌 주민들에게 필수적인 서비스 공급이 원활해지는 것일까요?
지역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일부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빌미삼아 지방의회 의원, 군수 등 정치인과 여론을 주도하는 토지소유자 등 개발호재의 이익을 사유화할 수 있는 이들이 연합해, 평가 없이 책임지지 않고 관광지를 개발하는 관성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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