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홍성군/의회 예산감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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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요? 가장 첫 번째는 예산심의입니다.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이 필요한 곳에 쓰이는지, 부풀려지거나 모자란 것은 아닌지 살핍니다. 다만, 의원들에게는 예산 편성권이 없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삭감만 할 수 있습니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 불필요한 사업의 예산을 삭감하고 의견을 제시하면, 집행부에서는 수정예산을 발의하거나, 본예산 의결 후 추가경정예산에 지적 사항을 반영하게 됩니다. 물론 의원들이 요구한다고해서 집행부가 모든 지적사항을 반영해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집행부와 의회의 신경전, 이해와 설득의 정치가 역동하는 공간이 예산심의를 하는 의회라 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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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홍성군 의회는 어떤 예산을 삭감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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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회계년도 홍성군 본예산은 약 8,410억원입니다(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준, 기금 제외). 이 중 홍성군 의회가 삭감한 예산은 66억 9,499만원으로 0.79%를 삭감했습니다. 약 67억원의 금액은 작은 돈은 아니지만, 본예산 기준으로 보면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물론 삭감을 많이 한다고 의회가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니, 삭감액 규모가 작은 게 큰 문제는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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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9개 사업이 삭감대상이 되었는데요, 문화관광과에서만 무려 약 55억원이 삭감되었습니다. 바베큐축제를 추진한 홍주문화관광재단 출연금에서 7억원 정도 삭감되었고, 원도심활성화를 명분으로 추진되는 향청 부지 매입 및 발굴조사 약 47억원이 삭감되었습니다. 이 사업은 전체 삭감액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이를 제외하면 의회가 삭감한 예산은 20억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홍성군 집행부의 예산편성이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여기서 잠깐! | 삭감된 예산은 어디로 가나? 삭감된 예산은 일반적으로 내부유보금으로 처리됩니다. 홍성군의 경우 기획감사담당관에 내부유보금으로 배정됩니다. 아래 사진을 참고하면 내부유보금으로 약 49억원 정도가 편성된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나머지 삭감액은 어디로 갔을까요? 일반예비비로 편성되었습니다. 예산안의 일반예비비는 약 30억원인데, 본예산 일반 예비비는 약 48억원입니다. 즉 삭감액 약 17억원이 일반예비비로 편성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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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은 "모른다"입니다. 앞서 보여드린 삭감액 조서에서도 삭감 사유를 찾을 수 없습니다. 삭감한 사업은 있는데 사유는 없는 매우 이상한 예산 심의가 이뤄진 셈입니다.
예산심의는 먼저 집행부가 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한 후 예결산위원회에서 집행부 부서별 의견을 청취합니다. 이 과정에서 의원은 질의 및 지적을 합니다. 그 후 각 상임위별로 삭감 대상을 확정하는 회의를 진행한 후 최종 결과를 본회의에서 의결합니다. 최종적으로 삭감 대상을 결정하는 과정은 "계수조정"이라는 이름으로 각 상임위에서 진행됩니다. 안타깝게도 계수조정은 회의을 중단하고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 여기서 잠깐! | 계수조정이란? 계수조정이라 함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부별심사(部別審査)후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부처간 예산과목의 계수를 증감하는 실질적, 최종적인 예산안 심사단계이다. 각 상임위원회의 예비심사에서는 예산을 증액시키나 계수조정단계에서는 그것을 삭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출처: 종로구의회).
🙋♀️ 여기서 잠깐! | 홍성군의회 홈페이지 접속해 회의록 검색을 해보세요. "계수 조정" 또는 "계수조정"이라고 검색하면 계수조정이 어떻게 비공개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통상 지방의원들은 소신있는 예산심의(외부의 압력을 받지 않고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심의)를 이유로 계수조정을 비공개로 하는데요, 사실상 헛소리입니다. 주민을 대표하는 대리자가 투명하게 예산심의 과정을 소상히 밝히는 것이 재정 민주주의 기초입니다. 비공개로 진행되면, 의원이 집행부와 협상해 의원 개인의 이해관계를 관철할 수도 있습니다. 감추는 자가 범인이라는 공식은 언제나 정답입니다.
하지만 월간홍시는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어떤 이유로 예산을 삭감했는지 유추라도 해보기 위해 2024 회계년도 본예산 심의 회의록 전체를 모두 읽어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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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 부서별 사업설명 청취 과정에서 9건의 사업에 대해 삭감 사유를 유추해볼 수 있었습니다. 총 19건 중 10건은 삭감 사유를 추적하지 못한 셈입니다.... 😭
삭감 사유를 살펴보면,
① 예산이 실제보다 많이 편성되었다는 취지(과다계상, 전년도 수준으로 조정 필요) 3건
② 유사한 내용의 사업이라는 취지(중복사업) 2건
③ 사업의 실효성이 없다는 취지 2건
④ 사업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취지(구체성 모호) 1건
⑤ 편성된 비목이 부적절해 다시 편성해야 하는 사업 1건 입니다.
그 외 10건 중 4건은 언급은 있었지만 사유를 알 수 없었고, 6건은 사유조차도 찾을 수 없는 사안이었습니다. 추정컨대 4건은 예산심의 과정이 아니라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지속적으로 논의가 되어 왔던 사안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럼에도 6건에 대해서는 삭감 사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 여기서 잠깐! | 자세한 삭감사유는 위에서 안내된 [삭감사유]를 클릭해 보시길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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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입니다 😱 삭감된 사업 일부는 3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돌아 왔습니다. 삭감된 사업 중 가장 큰 항목인 홍주읍성 향청 부지 매입 발굴조사 사업 약 47억은 본예산 심의에서는 전액 삭감됐는데, 3월 추경에서 68억으로 증액되어 편성되었습니다. 삭감사유도 찾을 수 없는 사업이었는데, 다시 편성된 것이죠. 마찬가지로 충남혁신도시 자치단체조합 운영비는 본예산 심의 때는 전액 삭감되었다가 오히려 본예산 보다 증액되어 다시 편성되었습니다. 홍주문화관광재단 출연금의 경우 약 7억원 삭감되었다가 3월 추경에 6억원이 다시 편성되어 사실 상 삭감된 예산이 다시 편성되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 홍주문화관광재단 출연금은 본예산 예산심의 회의록에서는 심의를 보류한다라는 언급이 나옵니다. 왜 보류했는지 사유는 알 수 없지만, 보류한 예산을 3월 추경에 심의 후 편성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관련 회의록에서는 사유를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습니다.
결국 본예산 심의 때 삭감된 약 67억 중 약 49억 총 73%가 되살아 난 것입니다. 이럴거면 왜 삭감을 했던 것일까요? 그리고 이유도 남기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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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청 부지 매입 발굴 조사는 애초에 계속비 사업(3년 이상 추진 사업)으로 작년부터 편성된 사업입니다. 올해 3월 추경에서는 2025 년도에 지출할 계획이었던 20억까지 끌어모아 68억이 편성되었습니다. 이런 걸 보자면 사실상 감액사유가 없는데도, 삭감을 한 것입니다. 이는 충남혁신도시 자치단체조합 운영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만 보자면 오히려 삭감을 해 놓고 증액을 해서 다시 편성하는 이상한 심의라 할 수 있습니다.
🤼♀️ 예산심의가 마치 짜고 치는 약속대련 같은 모양새입니다. 의회는 집행부 예산을 삭감해 예산을 심의했다는 체면치레를 하고, 집행부는 삭감되더라도 다시 편성해서 결국 하고 싶은대로 한다는 눈속임을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입니다. 결국 계수조정이 비공개되어 예산삭감과 재편성의 사유를 알 수는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며, 의회가 주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심의권한을 눈속임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재정 민주주의의 무력화가 근본적인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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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의회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예산의 삭감 사유도 알 수 없는 비공개 계수조정을 중단해야 합니다. 소신 심의라는 허울에 기대 불투명한 예산심의를 하는 것보다 어떤 사업이 왜 삭감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개해 군민들이 예산 편성과 심의 결과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당장 계수조정 회의를 공개할 수 없다면, 예산 삭감 조서에 그 사유를 상세히 기록해야 합니다.
또한 삭감한 사업은 이유가 있는만큼 추경에서 다시 편성하는 까닭을 명확하게 밝혀야 합니다. 원칙적으로는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다면 추경에 재편성하는 것은 중단해야 합니다. 이유 없는 삭감은 의회의 월권이며, 상황 변경 없는 삭감 예산 재편성은 군민이 위임한 감시의 권한을 무능하게 활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홍성군 의회 이대로는 안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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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시 Q&A
Q: 예산삭감조서나 예산안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나요?
A: 의회 홈페이지 회의록 검색 페이지에 접속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회의록 본문에 첨부되어 있으며, 부록 검색 기능을 통해 찾을 수 있습니다. 본예산 의결전 예산안을 보고 싶으면 미리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됩니다. 의결 전에라도 예산안은 공개해야 한다는 행정심판 결정례도 있으니, 주저하지 말고 정보공개청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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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홍시 특별 오디오 방송을 해보려고 해요. 2024년 5월 19일(일) 저녁 09:00 오픈채팅방의 오디오룸에서 진행합니다. 월간홍시에서 담지 못한 뒷이야기(?)를 다룰 예정입니다. 이번 오디오 방송에서는 월간홍시의 시작, 만드는 과정에 대한 자문자답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추가로 4월호를 다뤄볼 예정입니다. 대단한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니니 큰 기대보단 가벼운 마음으로 들으시면 됩니다. 참여 링크는 아래 QR코드를 활용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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